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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팔고 사라지는 SNS 가품, 브랜드 담당자를 위한 3단계 대응 가이드

Digital interface showing icons for detecting and preventing counterfeit goods.

💡 이 글에서는 다음 내용을 확인할 수 있어요.

  1. 명품 가방만 노린다고? 이제는 화장품·자동차 부품·K-팝 굿즈까지

  2. 짧게 팔고, 삭제하고, 사라진다: 왜 단속만으로는 막기 어려울까

  3. 사라지기 전에, 사라진 뒤에: 흔적을 잡는 세 가지 방법

  4. 단속을 기다리는 브랜드 vs 유통을 먼저 보는 브랜드

지난해 위조상품 단속 실적이 공개됐습니다. 지식재산처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압수된 위조상품은 14만여 점, 정품가액 기준으로는 4,326억원에 달했습니다. 눈에 띄는 건 그 증가 폭입니다. 전년의 134억원과 비교하면 32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숫자만 보면 단속이 그만큼 강력해졌다는 성과로 읽힙니다. 실제로 지식재산처도 단속 강도를 높인 결과라고 설명했고요. 다만 같은 수치를 조금 다르게 볼 수도 있습니다. 적발 규모가 1년 만에 32배로 뛰었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에 풀린 위조상품의 양과 가치도 그만큼 커졌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니까요.

한 가지 더 생각해볼 게 있습니다. 단속으로 적발된 물량은 실제 유통량의 일부일 가능성이 큽니다. 적발이라는 건 이미 시장에 풀린 것 중 일부를 뒤늦게 걷어내는 일이고, 조용히 팔리고 사라진 물량은 애초에 통계에 잡히지 않거든요. 즉 4,326억원이라는 수치는 '드러난 부분'이고, 드러나지 않은 부분은 그보다 클 수 있습니다.

문제는 통계에 잡히지 않은 이 사각지대가 브랜드의 실질적인 위기라는 점입니다. 위조상품이 적발되어 통계에 잡힐 때쯤이면, 브랜드는 이미 가격 질서가 흔들리고 소비자 신뢰가 깎이는 피해를 겪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위조상품이 노리는 품목도, 그것이 유통되는 방식도 빠르게 바뀌고 있어 브랜드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이번 글에서는 위조상품 유통과 타깃 품목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 먼저 짚어보고, 사후 단속 결과를 기다리기 전에 브랜드가 지금 당장 현장에서 직접 실행할 수 있는 대응책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명품 가방만 노린다고? 이제는 화장품·자동차 부품·K-팝 굿즈까지

위조상품 하면 흔히 명품 가방이나 의류를 떠올립니다. 실제로 지난해 적발 규모를 봐도 명품의 비중은 여전히 압도적이었습니다. 지식재산처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에는 상표경찰 출범 이후 단일 사건 기준 최대 규모인 위조 명품 액세서리 3만 9,000여 점(정품가액 3,400억원)이 적발됐습니다. 정품가액 기준으로 보면 장신구류가 전체의 87.6%를 차지할 만큼, 위조상품 시장의 무게중심은 아직 명품에 쏠려 있습니다.

다만 눈여겨볼 변화는 그 바깥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위조 대상이 명품을 넘어 일상 소비재로 넓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지난해에는 위조 화장품 4만 6,000여 점(정품가액 20억원), 위조 자동차 부품 2만 3,000여 점(정품가액 2억 5,000만원)이 적발됐습니다. 물품 수 기준으로 보면 화장품류가 7.4%로 장신구류에 이어 비중을 키우고 있는 품목이기도 합니다.

단순 패션 위조품을 넘어 소비자의 일상을 파고드는 이 변화가 더욱 우려스러운 이유는, 그것이 소비자의 건강과 안전을 직접 위협하기 때문입니다. 화장품은 피부에 직접 닿고, 자동차 부품은 안전과 직결됩니다. 가방이나 의류의 위조가 주로 가격과 브랜드 가치의 문제였다면, 화장품·부품의 위조는 소비자가 실제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영역으로 넘어온 셈입니다. 그만큼 브랜드가 짊어지는 신뢰 훼손의 무게도 달라집니다. 정품을 산 줄 알았던 소비자가 피부 트러블을 겪는다면, 그 화살은 위조품 판매자가 아니라 브랜드를 향하기 쉽습니다.

품목의 확산은 팬덤 영역으로도 이어졌습니다. 지식재산처는 지난해 8월 K-팝 인기에 편승한 위조 굿즈 2만 9,000여 점(정품가액 5억원)을 압수했습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공식 상품인 줄 알고 구매한 팬이 위조품을 받게 되는 경우인데, 이 역시 브랜드와 팬 사이의 신뢰가 직접 흔들리는 지점입니다. 명품 한 카테고리의 문제로 여겨지던 위조상품이, 이제는 화장품·부품·굿즈까지 "우리 카테고리는 예외"라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다변화된 품목들은, 단속의 눈을 피하기 위해 한층 더 은밀하고 교묘해진 유통 방식을 타고 시장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짧게 팔고, 삭제하고, 사라진다: 왜 단속만으로는 막기 어려울까

과거와 달리 이제 위조상품은 더 이상 특정 장소에 오래 머무르지 않습니다. 과거의 위조상품 거래가 오프라인 매장이나 고정된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SNS와 라이브방송으로 무대가 옮겨갔습니다. 지식재산처도 지난해 네이버 밴드·인스타그램·유튜브 등 SNS를 통한 위조상품 거래에 대응해 44명을 형사입건하고 1만 7,000여 점(정품가액 127억원)을 압수했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이 방식이 적발을 무척 어렵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지식재산처가 적발한 사례 중에는 해외 플랫폼을 이용해 심야 시간대에 짧게 판매한 뒤 게시물을 삭제하는 라이브방송 방식이 있었는데요. 이 건 하나를 적발하기 위해 수개월간의 모니터링과 잠복수사를 거쳐 현장을 급습해야 했고, 그 결과 22명이 형사입건됐습니다. 짧게 팔고 흔적을 지우는 거래 하나를 잡는 데 수사기관이 수개월을 써야 했다는 건, 이 유통 방식이 얼마나 포착하기 까다로운지를 보여주죠.

왜 이렇게 잡기가 어려운지는 거래 구조를 들여다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한 언론 보도에서 전직 위조상품 판매자는, 요즘 판매자는 재고를 직접 쌓아두지 않고 주문을 중간에서 이어주며 수수료만 받는 방식으로 움직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량을 들고 있지 않으니, 라이브 현장을 급습해도 압수할 물건이 마땅치 않습니다. 거래는 주로 사람이 드문 심야에 이뤄지고, 판매 게시물은 방송이 끝나면 사라집니다. 플랫폼이 계정을 정지시켜도 다른 사람 명의로 새 계정을 만들면 그만이라는 이야기도 함께 전해졌습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단속이 한 박자 늦을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적발이라는 건 이미 벌어진 거래를 뒤늦게 확인하는 일인데, 거래 흔적 자체가 빠르게 지워지니까요. 수사기관조차 수개월을 들여야 하는 일이라면, 브랜드가 이를 스스로 인지하기까지는 더 긴 시간이 걸리기 쉽습니다. 브랜드가 "우리 제품의 위조품이 돌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을 때는, 이미 여러 차례의 거래가 끝나고 게시물도 사라진 뒤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치고 빠지는' 게릴라식 유통 구조 앞에서 브랜드는 무력하게 손을 놓고 있어야만 할까요? 다행히 해결의 실마리는 있습니다. 그들이 흔적을 지우기 전, 그리고 지운 후에 남기는 단서들을 선제적으로 수집하는 것입니다.

사라지기 전에, 사라진 뒤에: 흔적을 잡는 세 가지 방법

판매 게시물이 순식간에 사라진다고 해서 아무런 단서도 남기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게시물이 올라와 있는 그 짧은 시간, 그리고 같은 판매자가 모습을 바꿔 다시 나타나는 패턴 속에 분명히 단서가 있거든요. 거창한 도구 없이도 우리 브랜드를 지키기 위한 핵심 단서를 모으는 일은 지금 바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❶ 포착 — 브랜드명이 아니라 ‘그들이 쓰는 은어’로 검색하기

위조품 판매 게시물은 정식 브랜드명을 그대로 노출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검색이나 신고에 걸리는 걸 피하려는 거죠. 대신 판매자들은 가품임을 암시하는 그들만의 표현을 씁니다. '미러급', 'SA급', '1:1급', '레플리카' 같은 등급 표현이나, 브랜드명 뒤에 '스타일'을 붙이는 식, 또는 가격을 적지 않고 '개별문의'로 유도하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한국소비자원이 네이버 밴드·인스타그램 등의 판매 게시글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게시글의 절반가량(51.8%)에서 이런 가품 암시 표현이 확인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 브랜드명만 단독으로 검색하면, 정작 문제가 되는 게시물은 빠진 채 공식 정보만 보이기 쉽습니다. 브랜드명에 이런 은어를 조합해 검색해보면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게시물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품이 자주 유통되는 주요 제품을 몇 개 정해 '제품명 + 은어'로 상시 추적하는 루틴을 만들어보세요. 수동적인 검색보다 훨씬 촘촘하게 사각지대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❷ 보존 — 사라지기 전에 그 화면을 남겨두기

이 유통의 가장 큰 특징은 게시물이 오래 남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의심스러운 게시물을 발견했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기록을 남겨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나중에 다시 찾으려고 하면 이미 사라진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기록할 때는 화면을 캡처하되, 한 화면 안에 게시 날짜와 시간, 판매자 계정 아이디, 게시물 주소(URL), 그리고 제시된 가격이 함께 보이도록 담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댓글이나 '좋아요' 같은 반응까지 함께 남겨두면, 나중에 거래 규모를 가늠하거나 같은 판매자를 다시 마주쳤을 때 비교하는 근거가 됩니다. 게시물이 사라진 뒤에는 이 기록이 그 거래가 존재했다는 사실상 유일한 증거가 됩니다.

❸ 추적 — 흩어진 기록을 모아 재등장 패턴 찾기

사라지는 판매자의 약점은, 장사를 계속하려면 결국 다시 나타나야 한다는 데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도 같은 사업자가 최대 여섯 개에 이르는 서로 다른 상호를 쓰거나, 같은 제품을 여러 플랫폼에서 동시에 판매하는 경우가 확인됐습니다. 계정 하나가 사라져도, 같은 판매자가 다른 이름으로 같은 물건을 다시 올리는 셈입니다.

여기서 앞서 모아둔 기록이 힘을 발휘합니다. 한 건씩 떼어놓고 보면 단발성 게시물처럼 보이지만, 캡처가 쌓이면 반복되는 특징이 눈에 들어옵니다. 같은 상품 사진, 비슷한 문구, 동일한 연락처나 가격대처럼 판매자가 바꾸지 못하는 흔적들이 계정을 갈아타도 남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흩어진 점을 선으로 잇기 시작하면, "계정만 바꿔 돌아오는 같은 판매자"의 윤곽이 보이고, 플랫폼에 신고하거나 대응할 때도 "여러 시점에 걸쳐 같은 위반이 반복됐다"는 누적된 정황이 한 장의 캡처보다 훨씬 구체적인 근거가 됩니다.

단속을 기다리는 브랜드 vs 유통을 먼저 보는 브랜드

다시 처음의 숫자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4,326억원이라는 적발 규모는 분명 의미 있는 성과지만, 동시에 그만큼의 위조상품이 시장에서 거래됐다는 기록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단속은 그 거래가 이미 벌어진 뒤에 작동합니다. 적발과 처벌이 이뤄지는 동안에도, 브랜드가 겪는 가격 질서의 균열과 소비자 신뢰의 손상은 그 전에 이미 진행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부의 단속과 브랜드의 모니터링은 역할이 다릅니다. 단속이 적발 이후의 처리에 무게를 둔다면, 브랜드가 직접 살피는 일은 그보다 앞선 단계, 즉 "지금 우리 제품이 어디서 어떻게 거래되고 있는가"를 확인하는 데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포착·보존·추적은 그 출발점입니다. 사라지는 게시물을 모두 막을 수는 없더라도, 흩어진 단서를 모아 보이지 않던 흐름을 보이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브랜드가 대응할 수 있는 여지는 분명히 넓어집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이 확인을 한 번의 점검으로 끝내지 않고 꾸준히 이어지는 흐름으로 만들 때 더 많은 것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위조상품 유통이 심야에, 짧게, 여러 채널에 걸쳐 일어나는 만큼, 어쩌다 한 번 들여다보는 것보다 유통 경로를 상시로 살필수록 같은 판매자의 재등장이나 새로운 거래의 징후를 더 이른 단계에서 포착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단속 결과가 통계로 정리되길 기다리는 대신, 브랜드가 자기 제품이 거래되는 현장을 먼저 들여다보는 것. 위조상품이 빠르게 모습을 바꾸는 지금, 그 시선의 방향을 바꾸는 데서 브랜드 보호의 출발점이 만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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